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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 산책]시장지배력이란 무엇인가

 

 

기업은 시장을 지배하고자 한다. CEO들의 목표는 이윤의 극대화보다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무엇보다 업계 1위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영업방법을 고객 지향적으로 앞당기고, 생산을 비용 절감적으로 압박하고, 경쟁사보다 한발이라도 앞서서 새로운 기술, 매력적인 상품을 개발하고자 애를 쓴다. 이렇게 해도 안되면 경쟁상대를 아예 사버리거나(기업인수) 경쟁상대와 경쟁을 제한적으로 하기로 몰래 협의(카르텔)를 시도하기도 한다.

 

경쟁정책 입장에서 보면 시장지배력은 경쟁법의 가장 핵심적인 현상이다. 미시경제학은 독점이 나쁘다고 규정하면서 과학적으로 정교하게 입증하다. 시장지배력은 독과점의 척추와 같은 개념이다. 독과점 기업이 가격을 높이고 물량은 줄여서 독점이윤을 얻을 수 있는 배후에는 시장지배력이라는 물리적인 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쟁법에서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시장지배력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시장지배력의 형성단계에서부터 활동단계까지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

 

시장지배력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우선 탁월한 경영과 기업활등의 혁신에서 온다. 그 결과 기업이 커지는 것은 효율을 기본가치로 하는 경쟁당국으로서는 가장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은 종종 기업합병이라는 수단을 통하거나 기업간의 협조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형성하고자 한다. 또한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진입장벽을 세우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법률과 행정적 인허가 장치를 만들거나, 기술적 표준을 선점하거나, 신참자가 따라할 수 없을 만큼의 대량의 광고 공세를 하거나, 필수 설비를 묶어두는 방법이 있다. 산업조직학의 태두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조 베인 교수는 22가지 종류의 진입장벽을 밝혀 낸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진입장벽이 현실적으로 기능을 발휘하는 경우 시장지배적 기업들의 기업인수나 카르텔과 같은 행위는 경쟁법 위반이 되는 경우가 십중팔구는 된다.

 

시장지배력을 활용하는 단계를 보자. 시장지배적사업자가 자기의 힘을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거나, 경쟁사업자의 비용을 높이거나, 수익을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쓰기도 한다. 또한 신참자나 잠재적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필수적인 시설이나 원재료, 원천기술 같은 것을 장악하기도 하고, 또 자신의 시장지배력과 풍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신참자를 밀어내기 위해 자기 상품에 원가이하의 약탈적 가격을 매기는 수법도 있다. 시장지배적지위의 기업은 그 지위가 상당히 오래 지속된다. 연구에 의하면 1년에 0.5% 정도 시장점유율이 감소 한다고 한다. 독과점은 끈질긴 것이다.

 

이러한 시장지배적사업자에 대한 경쟁법적으로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나라마다 약간씩 다르다. 미국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우 셔먼법에서 독점화행위(monopolization)이나 독점화시도행위(attempt to monopolise)로 다룬다. 수년간 분쟁 끝에 이제 해결단계에 들어간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소프트웨어 끼워팔기 사건이 그 예이다.

 

EU 경쟁당국은 시장지배적사업자가 지배력을 남용했을 경우 시장지배적지위 남용금지라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매우 엄격하게 대응하고 있다. 시장지배적지위남용금지는 시장지배력이(탁월한 기업경영 능력 때문이든지 아니면 기업결합을 통해서든지) 일단 형성되고 난 다음에 대응하는 사후적, 형태적 규제 방식이다. 이점에서 사전적, 구조적 규제방식인 기업결합 심사제도와 차별화 된다.

 

포철도 시장지배적사업자일 가능성이 크다. 이 사실은 당사자 입장에서는 당당히 자랑할 일이다. 기업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에서 보듯이 시장지배적사업자는 경쟁당국의 감시의 눈과 그 눈의 판단 논리와 기준을 잘 이해하고 그 지배적 지위를 활용해야 할 것이다.

 

글 : 허선 이사장(전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