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침착맨 탄원서…‘민희진 구하기’ 약발 통했나 [법잇슈]
- 작성일2024/05/3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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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모회사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며 탄원서의 법적 효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 대표와 하이브를 각각 지지하는 유명 인사들이 법원에 탄원서를 잇따라 제출하며 ‘탄원서 경쟁’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김상훈)는 지난달 30일 “해임 또는 사임 사유가 존재하는지는 본안에서의 충실한 증거조사와 면밀한 심리를 거쳐 판단될 필요가 있고,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하이브가 주장하는 해임·사임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앞서 재판에서는 양측의 법정공방뿐만 아니라 탄원서 경쟁도 주목받았다. 그룹 뉴진스 멤버 전원과 멤버들의 부모, 뉴진스 팬덤 1만명을 비롯해 ‘돌고래유괴단’ 대표 신우석 감독, 웹툰작가 겸 유튜버 침착맨 등 유명 인사들이 민 대표의 입장을 지지하는 탄원서를 냈다. 뉴진스 팬들은 탄원서에서 “민 대표가 위법한 행동을 했다는 것이 법적으로 최종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당사자 사이의 계약 내용은 존중돼야 하고, 그때까지 민 대표의 어도어 대표이사 지위가 유지되기를 희망한다는 것이 뉴진스 멤버들의 뜻임을 저희는 잘 알고 있다”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 측 입장을 지지하는 가요계 유명 인사들도 여럿이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함께 방탄소년단(BTS)의 프로듀서 피독, 세븐틴을 발굴한 한성수 플레디스 설립자, 르세라핌을 제작한 소성진 쏘스뮤직 대표, 방탄소년단의 안무를 만든 손성득 퍼포먼스 디렉터, 방탄소년단과 르세라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성현,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프로듀서 슬로우래빗 등이 탄원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방 의장은 탄원서에서 “한 사람의 악의에 의한 행동이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만들어온 시스템을 훼손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것이 개인의 악의와 악행이 사회 제도와 질서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막는 우리 사회 시스템의 저력”이라고 했다.
◆탄원서, 참고자료 불과…민사에서는 큰 효력 없어
탄원서는 법적 효력이 없는 참고자료에 불과하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재판에서 법리 해석이나 유·무죄 여부 등 법률적 판단에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더라도 재판부의 재량이다. 특히 이번 하이브와 민 대표의 가처분 소송과 같이 민사 사건의 경우 판결에 영향이 거의 없다는 의견이 법조계에서는 지배적이다. 허정회 법무법인 안팍 변호사는 “민사소송에서는 사실상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다”며 “민사소송에서 탄원서는 실질적으로는 사실확인서가 될 것인데, 당사자 간 주장이 확연히 다른 상황에서 사실확인서는 그 자체로 신빙성이 있다기보다는 작성자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해 신빙성이 가려진다고 보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 역시 “민사 사건은 법리대로 결론이 나오기 때문에 탄원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